인도의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극히 희귀한 ‘황금호랑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인도 아삼주에 위치한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황금호랑이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대왕판다보다도 희귀한 황금호랑이는 금호(金虎)로도 불리며 옅은 황금색 바탕에 적갈색 줄무늬를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백호(白虎)와 마찬가지로 아예 다른 종이 아니라 색깔만 다른 벵골호랑이입니다.
황금호랑이는 지난달 24일 에서 사파리 투어를 이끌던 가이드 겸 사진작가인 가우라브 람나라야난(25)에 우연히 포착됐습니다.
그는 “이날 사파리 투어 중 우연히 호랑이 한 마리를 목격했는데 첫 눈에 일반적인 벵골호랑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카메라를 통해 자세히 보니 틀림없이 희귀한 황금호랑이였다”고 밝혔습니다.
황금호랑이는 주로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 유전자 때문에 나타나는 돌연변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약 190마리의 인도 아삼주 지역 호랑이 중 70%가 이곳 카지랑가 국립공원에 삽니다. 그러나 이 지역의 급속한 개발로 인해 야생동물 서식지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지난 2020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개발로 인해 공원 주변의 숲 통로가 손실을 입으면서 이 지역 호랑이들이 고립되는 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근친교배와 같은 문제를 야기해 결과적으로 멸종위기에 내몰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 국립생물과학센터 생태학 교수인 우마 라마크리슈난은 “야생에서 호랑이 새끼 1만 마리 중 1마리 정도가 흰색 털의 특성을 갖고 태어나는데, 황금색은 더욱 희귀하다”면서 “황금호랑이의 출현은 고립된 호랑이 개체군에서 근친교배의 증상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황금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마리가 있으며 이중 대부분이 동물원에 살고 있습니다. 카지랑가 국립공원에는 4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20년 10월 19일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에 있는 동물원 타이후 레이크 론지몬드 파라다이스(Taihu Lake Longemont Paradise)에서 수컷 1마리와 암컷 3마리등 새끼 황금호랑이 4마리가 태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2022년 1월 5일에는 일본 도치기현 나스마치 소재 ‘나스 사파리 파크’에서 황금호랑이가 사육사들을 덮쳐 3명이 다쳤고 그중 1명은 오른손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개장 전 점검을 위해 실내 사육장으로 들어간 사육사 한 명이 호랑이에게 물렸습니다. 우리가 아닌 통로에 나와 있던 호랑이는 사육사를 보자마자 달려들었고, 26세 여성 사육사는 오른손이 잘리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습니다.
비명을 듣고 달려간 22세 여성 사육사와 24세 남성 사육사 등 2명도 호랑이에게 머리와 상반신 등 여러 곳을 물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고를 낸 호랑이는 ‘볼타’라는 이름의 11살 수컷 벵골호랑이였습니다. 몸길이 2~3m, 몸무게 150~160㎏의 거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