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종사자의 노동권과 동물권 확대를 위한 한국마사회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024년 1월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미향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비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적폐청산시민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윤미향 의원은 앞서 지난 2023년 12월 29일 공기업으로서의 한국마사회의 책임을 규정하고, 말산업 종사자들의 안정적인 노동환경과 경주마의 복지를 증진하는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한바 있습니다.
이 법안은 마사회의 공공성 강화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말 산업발전위원회에서 말산업 종사자의 안정적인 근로환경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여, 말 산업 종사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말 복지를 위한 한국마사회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난 2017년 박경근, 이현준 말 관리사, 2019년 문중원 기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국마사회의 비민주적 조직운영과 말 관리사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말 관리사란 경주용 또는 승마용 말을 사육·관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입니다.
또한, 드라마 촬영 현장 낙마 장면에 동원되어 사망한 퇴역 경주마 ‘마리아주’의 사연이 알려지며 말 복지 사각지대가 사회적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한국마사회적폐청산시민대책위원회 소속 단체들은 “말 산업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동물권 확대를 위한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이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라며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의 신속한 국회통과에 한목소리를 촉구했습니다.
윤미향 의원은 “한국마사회의 불안정한 고용구조와 노동환경, 말복지 및 동물권 사각지대 문제는 고질적인 병폐”라며 “현장 노동자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토대로 한국말산업 종사자의 노동 기본권과 말 복지 증진을 위한 한국마사회의 책임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 고광용 지부장은 “한국마사회는 대한민국의 공기업이고, 말 산업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며 “조교사가 고용한 말 관리사라 해도 공정한 근무조건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말 관리사들의 노동환경을 바꾸는 한국마사회법 개정이 필요하다”라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김혜진 상임활동가는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국마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기 위해 이번 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활동과 실효성 있는 법 운용을 위한 활동을 앞으로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명숙 활동가는 “마사회법 개정안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말 관리사와 기수들의 죽음이 있었다”라며 “마사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꼭 제정되어 시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채일택 활동가는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가 이번 마사회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 인간과 동물의 공존에 기여하는 국회로 기억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이날 있었던 동물자유연대(KWAW) 측의 발언 전문입니다.
문중원 열사의 죽음으로부터 4년, 퇴역경주마 마리아주의 죽음으로부터 2년. 이들의 죽음으로부터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경마산업은 여전히 또 다른 문중원과 또 다른 마리아주들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 산업의 존속이 사람과 동물의 고통에 기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오늘 날 우리사회의 보편타당한 인식입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경마산업과 이를 규율하는 마사회법은 그들이 이용하는 말들에게는 인색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마사회의 매출이 7조원으로 성장하는 동안 말들의 복지는 제 자리 걸음하며, 관련 조항은 전무 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말들은 지칠 때까지 달리고, 부상당할 때까지 달리고 이 끝없는 경쟁에서 밀리면 삶을 장담할 수 없는 죽음의 레이스를 이어왔습니다.
이에 이번 마사회법 개정안에는 말산업발전위원회 위원 자격에 동물보호단체의 임직원 또는 동물복지에 관한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자를 추가하고, 마사회의 사업범위에 말의 복지 증진 및 보호 시설 설치를 위한 사업이 추가되었습니다. 해당 조항들은 매년 수천 마리씩 용도 폐기 되는 경주마들의 삶을 개선하기에는 충분하지 않고 아쉬움 마저 남습니다. 그러나 말 복지 없이 100년을 이어온 경마산업과 관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전환점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가 이번 마사회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 인간과 동물의 공존에 기여하는 국회로 기억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다시 한번 본 법안의 처리를 간곡히 요청하고 요구합니다.